대표세무사 칼럼
[김완일의 절세가인] 국세청이 소개한 절세가이드, 납세자가 선택한 ‘이익소각’
2024-05-20 08:55
[김완일의 절세가인] 국세청이 소개한 절세가이드, 납세자가 선택한 ‘이익소각’
◎ 국세청의 증여재산공제 활용 절세가이드 동향
국세청에서는 최근 발간한 책자 「주식과 세금」에서 절세를 위한 꿀팁으로 국외 주식에 투자하여 5억 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한 경우, 이를 직접 양도하면 1억 원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배우자에게 증여 후 양도하면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국세청의 이러한 소개는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고, 매년 발간하는 세금절약 가이드에서도 조세 전문가로서 언급하기 부담스러운 내용까지 소개하고 있어 납세자에 대한 서비스 변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국세청은 납세 편의를 위해 분야별 안내 책자, 세금 안내 책자, 개정 세법 해설 등 다양한 책자를 발간하고 있고, 최근에는 「주식과 세금」이라는 책에서 주식에 대한 기초 상식과 배당, 주식의 양도, 증여 등과 관련한 세금을 알기 쉽게 안내하면서, 꿀팁을 통해 조세전문가들이 자주 활용하는 10년에 한 번씩 사용 가능한 증여재산공제 활용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증여재산공제는 증여세를 과세할 때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하는 것으로, 10년마다 배우자는 6억 원을, 자녀는 5천만 원(미성년자는 2천만 원)을 공제할 수 있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하고, 이 주식을 회사가 취득하면 낮은 세율로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면서 회사의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 또한, 소각하면 의제배당으로 과세되지만 증여재산가액과 소각 대가가 같으면 의제배당이 발생하지 않아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회사의 자금을 융통할 수도 있어 절세 방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한편, 이와는 상반되는 이슈가 있다. 국세청은 배우자에게 주식을 증여하고, 이 주식을 회사가 취득하는 '자기주식의 취득'에 대해 납세자가 조세를 회피하는 것으로 보고, 배우자에게 증여한 것에 대해 명의신탁 증여의제 여부를 검토하고, 업무무관 자산의 취득으로 보아 자금을 가지급한 것으로 결정하기도 하며, 배우자에게 귀속된 것을 증여자가 직접 소각한 것으로 하여 증여자에게 종합소득세를 과세하기도 한다. 이에 많은 사건이 심판청구나 법원에서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국세청에서 「주식과 세금」에서 절세 팁으로 소개한 배우자에게 증여 후 양도 사례와 배우자에 대한 증여 후 양도, 그리고 배우자에게 주식을 증여하고 이 주식을 회사가 자기주식으로 취득한 것은 컨셉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는 조세를 회피한 것으로 보고 다양한 이유를 붙여 법인세, 증여세, 종합소득세 등으로 과세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불복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세무조사 경향으로 납세자들은 국세청이 발간한 「주식과 세금」에서 소개한 꿀팁에 대해 반신반의하게 된다.
이러한 판단의 밑바탕에는 국세 부과의 기본 원칙인 ‘실질과세 원칙’이 있는데, 실질과세와 관련한 법령과 이와 관련한 법원의 판단을 정리하고 절세방안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 실질과세원칙의 판단 기준
국세청에서 발간한 「주식과 세금」에서 꿀팁으로 배우자에게 증여하고, 이를 양도하면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고, 양도소득세도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소개하면서, 배우자에게 실질 증여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과세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여기서 실질은 배우자에게 증여했으면 그 재산은 증여받은 배우자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만약 그 재산이 실질적으로 증여자에게 귀속되면 사실과 다르게 되어 증여재산공제가 부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질과세 원칙과 관련하여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에서는 귀속에 관해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을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 제2항에서는 내용에 관해 ‘세법 중 과세표준의 계산에 관한 규정은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과 관계없이 그 실질 내용에 따라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3항에서는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이 법 또는 세법의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이 법 또는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실질과세의 원칙은 헌법상의 기본 이념인 평등의 원칙을 조세법률 관계에 구현하기 위한 실천적 원리로, 조세의 부담을 회피할 목적으로 과세요건사실에 관하여 실질과 괴리되는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관을 취하는 경우, 그 형식이나 외관에 불구하고 실질에 따라 ‘담세력이 있는 곳에 과세’함으로써 부당한 조세 회피 행위를 규제하고, 과세의 형평을 제고하여 조세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한편,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에서도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2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에 의하여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실질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로 보아’ 증여의 개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한 것으로,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 태양 중 하나를 증여세 차원에서 규정하여 조세 공평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나, 이 규정은 국세기본법에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어 삭제되었다.
주식을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한 것을 회사가 자기주식으로 취득하고 이익소각하는 것과 관련하여, 처분청에서는 ‘주식의 증여와 소각을 진행한 주주들은 특수관계인 사이에 증여 이후 자기주식을 취득하게 하였고, 단기간에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의사결정은 특수관계인들 사이에 이루어졌다’는 사유로 부인하고 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판례에서는 실질과세 원칙의 적용에 있어 ‘납세의무자는 경제활동을 할 때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과세관청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하며(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두963 판결)’,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에 대해,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친 후의 결과에는 손실 등의 위험 부담에 대한 보상뿐만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이나 행위 등이 개입될 수 있으므로, 그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친 후의 결과만을 가지고 그 실질이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라고 쉽게 단정하여 과세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12.22. 선고 2017두57516 판결)’고 판시하고 있다.
◎ ‘김완일 컨설팅 Team’의 절세조언
납세자가 자산을 취득하고 보유하고 처분하는 과정에서 고려할 요소는 많이 있지만 그 중 세금은 대단히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 주식에 투자할 때도 상장주식은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그 회사의 발전 가능성과 배당 성향을 고려해서 투자하게 된다. 소액주주에게는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될 예정이어서 우리나라 증시가 저평가되어 주가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맞물려 정부에서는 고민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상장회사에 대한 투자는 소액주주의 경우 회사에서 배당을 하면 그 과실을 얻을 수 있으나, 배당을 하지 않으면 투자한 원금도 회수할 수 없는 경우도 예상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가족 등 특수관계인 사이에 투자가 이루어지고, 그런 기업에서는 경영 성과에 대한 보상을 급여나 배당금으로 유출할 수 있지만, 주식을 처분해서 회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비상장회사의 특징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세금이 가장 적은 방법의 하나로 활용하는 것이 배우자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증여재산공제를 활용하고, 이를 회사가 자기주식으로 취득하고 소각하는 과정을 거쳐 회수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거래에 대해 과세 당국은 배우자에게 주식을 증여하고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소각하는 과정이 단기간에 이루어진 점 등을 이유로 증여자가 직접 소각한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납세자의 주장과 처분청의 주장 핵심은 국세기본법 제1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실질과세 원칙으로서, 판단의 밑바탕에는 주식 소각의 대가가 누구에게 귀속되었는가이다. 국세청이 발간한 「주식과 세금」에서 꿀팁으로 소개한 5억 원의 평가이익은 배우자에게 증여하고, 이를 양도하면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절세할 수 있지만, 판단의 핵심은 증여재산의 귀속이다.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친 후의 결과만을 가지고 그 실질이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그 귀속이 실질에 맞게 실행하는 것은 절세 컨설팅을 실행하는 사람의 몫이다.
비상장회사의 주식이동과 관련된 절세 방법은 매우 복잡하고, 각 사례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 배우자에게 주식을 증여하고 이를 회사가 자기주식으로 취득하고 소각하는 과정을 통한 절세 방법은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과세 당국은 이러한 거래를 조세 회피로 간주할 수 있으며, 이는 주식 소각의 대가가 누구에게 귀속되었는가에 대한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하여 판단한다.
따라서 납세자는 주식이동과 관련된 절세 전략을 세울 때,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각 거래의 실질을 명확히 하고, 관련 법규와 판례를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모든 거래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접근해야 하며, 구체적인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만 성공적인 절세를 이룰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세금을 절세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재무 계획을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완일 세무사 프로필]
△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
△ 주식평가연구원장
△ 국회입법조사처 국민공감입법혁신위원
△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역임
△ 기재부 세제실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역임
△ 국세청 비상장주식평가심의위원회 위원
△ 서울지방국세청 재산평가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 한국세법학회·한국지방세학회 부회장 역임
△ 코스닥협회 자문위원회 위원 역임
△ '비상장 주식평가 실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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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세정일보 [세정일보] 세정일보(https://www.sejun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