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가인] 임대료에 대한 '부당행위계산부인'
◆ 거래조건의 사적자치
일반적으로 건물을 임대할 때는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동일하여 건물에 딸린 토지는 부수적으로 임대하게 된다. 이 경우에 건물을 빌려주는 임대인과 이를 빌려 쓰는 임차인 사이의 임대료 산정은 일반적으로 토지와 건물을 일체로 하여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토지의 소유자와 건물의 소유자가 다른 경우에도 토지와 건물을 각각 임대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와 건물 일체로 임대하고 서로 합의한 배분 비율에 따라 임대료를 배분하게 된다. 이와 같은 임대료의 배분은 각자 합의에 따라 결정할 할 수 있으나 세법에서는 친족 등과 같은 가까운 사이의 거래에 대해서는 경제적 합리성을 벗어나면 세무간섭을 받게 된다.
이러한 배분은 각 경제주체가 각자의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 거래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세법에서는 사법상 적법하게 성립된 거래라고 하더라도 세법적 관점에서 볼 때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인 거래형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비정상적인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는 이를 부인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를 세법에서는 부당행위계산의 부인이라 하는데, 납세자들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하여 비록 사법상의 일반 법률관계에서는 적법하게 성립되었다고 하더라도 납세자의 행위‧계산이 조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인정될 때는 세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이와 같은 부당행위계산부인은 건물을 임대할 때 건물의 소유자와 토지의 소유자가 다른 경우에는 건물 소유자는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 임차료를 지불하면서 토지를 임차하고, 토지와 건물을 일체로 하여 임대를 하게 된다. 이 때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는 임대료를 어떻게 배분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토지 소유자와 건물 소유자 간에는 전혀 남남인 경우에는 자유의사에 따라 임대료를 결정하여 배분할 수 있다. 그렇지만 토지의 지상에 건물신축을 허용하는 관계에 있다면 전혀 남남간의 거래라고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은 전혀 남남 같지 않은 경우를 예상하여 세법에서는 특수관계인의 관계를 열거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대해서는 세법적 관점에서 볼 때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인 거래형식에 의하지 아니하다고 판단되면 세무간섭을 하게 된다.
◆토지 임대에 대한 세법의 규정
세법에서는 특수관계인간의 거래에 대해서는 세법에서 정하는 가액을 벗어난 거래를 할 때는 사업자에게는 그 인격에 따라 소득세 또는 법인세로 과세하지만 사업자가 아닌 경우에는 증여세로 과세하게 된다. 이 경우에 부당행위계산부인의 기준이 되는 시가는 그와 유사한 경우의 사례가액이 있으면 그 가액을 적용하지만 그와 유사한 사례가액이 확인되지 아니하면 토지가액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에 정기예금이자율(1.8%)을 적용하여 산정된 가액을 시가로 적용하고,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토지무상사용자에게 토지가액의 2%에 상당하는 금액을 토지의 무상사용이익으로 계산하여 증여세를 과세하게 된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토지 임대에 대한 적정 임대료는 토지가액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1.8%를 적용하여 계산하므로 결국, 토지가액의 0.9%에 상당하는 금액이 된다. 따라서 토지를 무상사용하는 경우에는 토지를 저렴한 가액으로 임대하는 경우보다 2.2배의 높은 임대료를 기준으로 부당행위계산부인을 적용하게 된다.
◆ 절세방안
일반적으로 부유한 집안에서 부모가 보유하고 있는 나대지가 있는 경우에 자녀가 이 나대지를 활용하여 수익을 얻게 하려고 애를 쓴다. 이 경우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특수관계인에 해당되어 나대지를 저렴한 가액 또는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경우에는 세무간섭을 받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 대해서는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것보다는 세법에서 정하는 금액으로 토지의 사용료를 받으면서 임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을 한다면 토지와 건물의 사용권을 현물출자하여 공동사업으로 운영하는 것도 새로운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김완일 세무사 (sejungilbo)